프롬프트 대신 컨텍스트, 뭐부터 만들까?
지시문을 다듬는 대신 AI가 매번 참고할 '컨텍스트 팩' 한 장을 만드는 법.
요즘 AI 업계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정확히는 끝난 게 아니라 무게중심이 옮겨간 쪽에 가깝습니다.
모델이 좋아질수록 어떻게 말하느냐의 차이는 줄어들고, 무엇을 쥐여주느냐의 차이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 작업을 요즘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이번 신제품 상세페이지 문구 써줘"라고만 하면, 그럴듯하지만 어느 회사 것이라도 될 법한 문장이 나옵니다.
반면 제품 스펙표, 지난달 반응이 좋았던 상세페이지 원문, 고객 리뷰에 반복해서 등장한 표현 세 가지, 그리고 "과장 표현은 쓰지 않는다"는 규칙을 함께 주면 결과물이 바로 손볼 만한 수준으로 올라옵니다.
지시 문장은 거의 그대로인데도 말이죠.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프롬프트 쓰기와 뭐가 다른가요?
프롬프트가 '이번 한 번의 지시'라면, 컨텍스트는 'AI가 매번 참고하는 배경 자료'입니다.
지시문을 잘 다듬어도 대화가 끝나면 사라지지만, 컨텍스트는 팀의 자산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AI를 잘 쓰는 팀은 프롬프트를 백 번 고치는 대신, AI에게 줄 자료의 목록과 순서를 관리합니다.
개발 쪽에서는 이미 관행이 됐습니다.
저장소 루트에 AGENTS.md나 CLAUDE.md 같은 파일을 두고 프로젝트 규칙, 폴더 구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적어두면 코딩 도구가 매번 그 파일을 읽고 움직입니다.
마케팅·고객응대·기획도 원리는 똑같습니다.
다만 파일 이름이 '우리 팀 컨텍스트 팩'일 뿐입니다.
우리 회사 컨텍스트 팩, 뭐부터 만들어야 하나요?
거창한 지식베이스를 만들기 전에, A4 한두 장짜리 컨텍스트 팩 하나면 충분합니다.
자주 하는 업무 한두 개를 정하고, 그 업무를 할 때 사람이 머릿속에 담고 있던 배경지식을 그대로 적으면 됩니다.
신입에게 인수인계한다고 생각하면 훨씬 빨리 써집니다.
- 회사 한 줄 정의와 고객: 무엇을 파는지, 주 고객이 누구인지, 반대로 어떤 사람은 우리 고객이 아닌지.
- 말투와 금지어: 예) 존댓말 사용, 이모지는 최대 하나, '업계 1위·최고' 같은 표현 금지.
- 사실 자료: 가격표, 배송·반품 규정, 영업시간, 자주 묻는 질문의 확정 답변.
- 좋은 예시 3개: 실제로 반응이 좋았던 상세페이지, 안내 메일, 응대 스크립트의 원문 그대로.
- 하지 말 것: 임의 할인 약속 금지, 미출시 기능 언급 금지, 주민번호·카드번호 요구 금지.
둘 곳은 구글 문서나 노션 페이지 하나면 됩니다.
필요할 때 붙여넣어도 되고, ChatGPT의 프로젝트나 GPTs, Claude의 프로젝트처럼 파일을 붙여두는 기능이 있으면 거기에 올려두면 됩니다.
핵심은 도구가 바뀌어도 팩은 그대로 들고 옮겨간다는 점입니다.
컨텍스트는 많이 넣을수록 좋은가요?
아닙니다.
자료를 계속 늘리면 어느 지점부터 정확도가 오히려 떨어지고 비용과 응답 시간만 늘어납니다.
관련 없는 문서 열 개보다, 지금 업무에 정확히 맞는 두 개가 낫습니다.
- 오래된 자료: 작년 가격표가 섞여 있으면 AI는 태연하게 옛 가격을 안내합니다.
팩 맨 위에 최종 수정일을 적고 분기마다 점검하세요. - 서로 모순되는 규칙: "친근하게"와 "격식 있게"가 함께 있으면 답변 톤이 매번 흔들립니다.
충돌하면 하나를 지우는 편이 낫습니다. - 통째로 붙인 긴 문서: 30페이지 매뉴얼 전체보다, 그 업무에 필요한 세 문단만 발췌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 검증 없는 추가: 자료를 넣은 뒤에는 늘 쓰던 질문 다섯 개를 다시 돌려보고, 정말 답이 나아졌는지 눈으로 확인하세요.
이번 주에 할 일은 간단합니다.
가장 자주 반복하는 업무 하나를 고르고, 컨텍스트 팩 초안을 한 장 쓰고, 같은 질문을 팩 없이 한 번·팩과 함께 한 번 돌려 비교해 보는 것. 그리고 마음에 든 결과물의 특징을 다시 팩에 적어 넣는 것. 프롬프트 문장을 다듬는 것보다 이 한 장이 훨씬 빨리 티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