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능, 요금은 어떻게 매겨야 남을까?
AI 기능을 월 정액으로만 팔면 잘 팔릴수록 마진이 줄어드는 이유와, 작은 팀이 쓸 수 있는 크레딧 설계법.
요즘은 "AI 기능을 붙였다"는 소식이 특별하지 않습니다.
진짜 어려운 건 붙인 다음입니다.
사용할수록 원가는 늘어나는데 요금은 월 정액이라면, 서비스가 잘될수록 통장이 얇아지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실제로 많은 팀이 출시 두세 달 뒤에야 "이 기능 쓰는 고객일수록 손해"라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 글은 AI 기능을 파는 1인 빌더와 작은 팀을 위한 요금 설계 이야기입니다.
복잡한 재무 모델 없이, 지금 당장 점검할 수 있는 것만 다룹니다.
왜 월 정액제만으로는 AI 기능이 위험할까?
전통적인 SaaS는 고객이 한 명 늘어도 추가 원가가 거의 0에 가깝지만, AI 기능은 호출할 때마다 토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OpenAI, Anthropic, Google의 모델 API는 모두 입력·출력 토큰 단위로 과금되므로, 사용량은 고객마다 수십 배씩 차이가 납니다.
즉 정액제는 헤비 유저의 원가를 라이트 유저가 대신 내주는 구조이고, 그 균형이 깨지는 순간 적자가 됩니다.
예를 들어 상담 내용을 요약해 주는 기능을 월 3만 원 정액으로 팔았다고 해봅시다.
대부분의 고객은 하루 몇 건만 씁니다.
그런데 어느 고객사가 자사 CRM과 자동 연동해 들어오는 모든 문의를 자동 요약하기 시작하면, 그 한 계정의 원가가 나머지 수십 계정의 매출을 잠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고객이 악용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든 기능을 가장 잘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액제를 유지해도 괜찮은 경우는 대체로 이렇습니다.
- 기능이 사람의 클릭에서만 시작되고, 자동 반복 실행 경로가 없을 때
- 한 번 호출의 입력·출력 길이가 짧고 예측 가능할 때(예: 제목 추천, 태그 생성)
- 플랜에 공정 사용 한도가 명시돼 있고, 넘으면 속도 제한이나 추가 과금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때
크레딧제는 어떻게 설계해야 고객이 납득할까?
핵심은 크레딧 단위를 토큰이 아니라 고객이 눈으로 확인하는 결과물 단위로 잡는 것입니다.
"이번 달 토큰 12만 개 사용"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영상 대본 8편 생성"은 즉시 이해됩니다.
원가 변동은 우리가 내부에서 흡수하고, 고객에게는 세는 단위를 하나만 보여주세요.
- 단위를 결과물로 정의합니다. 문서 1건 요약 = 1크레딧, 이미지 1장 = 3크레딧처럼 직관적으로 묶습니다.
- 실패한 실행은 차감하지 않습니다. 오류나 빈 응답까지 크레딧을 빼면 환불 문의가 매출보다 빨리 늘어납니다.
- 소진 시 동작을 고객이 고르게 합니다. 자동 충전, 다음 달까지 대기, 저비용 모델로 전환 중 하나를 설정에서 선택하게 하세요.
- 이월 정책을 한 줄로 명시합니다. "미사용 크레딧은 1개월 이월" 정도면 충분하고, 애매하면 반드시 문의가 옵니다.
- 사용 내역 화면을 먼저 만듭니다. 언제 무엇에 얼마를 썼는지 보이지 않으면 크레딧제는 불신을 삽니다.
마진이 새는 곳은 어디부터 확인해야 할까?
가장 먼저 볼 것은 계정별·기능별 원가 로그입니다.
전체 API 청구서 한 장만 보고 있으면 어느 기능이 적자인지 영원히 알 수 없습니다.
요청마다 최소한의 필드만 남겨도 다음 달부터 판단이 달라집니다.
- 요청 시각, 사용 모델명, 입력·출력 토큰 수
- 고객 ID와 기능 이름(요약, 번역, 이미지 등)
- 성공·실패 여부와 재시도 횟수
이 로그를 켜두면 대개 세 곳에서 비용이 샙니다.
첫째, 조용히 도는 자동 스케줄 작업. 둘째, 대화가 길어질수록 이전 내용을 통째로 다시 보내는 컨텍스트 누적. 셋째, 실패하면 그냥 다시 호출하는 무제한 재시도입니다.
셋 다 코드 몇 줄로 잡히는 문제지만, 로그가 없으면 존재조차 모릅니다.
정리하면 이번 주에 할 일은 세 가지입니다.
기능별 원가 로그를 남기고, 상위 사용 고객 다섯 명의 원가와 결제액을 나란히 적어보고, 정액제를 유지할지 크레딧을 얹을지 결정하는 것. 가격은 나중에 고쳐도 되지만, 원가를 모르는 상태로 파는 기간은 짧을수록 좋습니다.